토리노

토리노는 이탈리아 북부 포 강 서쪽 기슭, 수사 계곡 바로 아래, 서쪽 알프스 아치와 수페르가 언덕에 둘러싸인 약 130제곱킬로미터에 걸쳐 도시 경계 내에 856,745명(2025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도시입니다. 도시 전체 인구는 170만 명이며, 수도권 인구는 220만 명에 달합니다. 피에몬테 주와 토리노 광역시의 주도였던 토리노는 1861년부터 1865년까지 이탈리아 최초의 수도였습니다.

토리노의 기원은 알프스 산맥 기슭에 세워진 로마 정착지 아우구스타 타우리노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강변의 전략적 요충지였던 토리노는 여러 차례 중요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1563년에는 사보이 공국의 수도가 되었고, 이후 사보이 가문의 후원 아래 사르데냐 왕국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리소르지멘토(Risorgimento) 덕분에 토리노는 카밀로 벤소(Camillo Benso), 카보우르 백작과 같은 인물들을 배출하며 "이탈리아 자유의 요람"이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1861년 이탈리아 통일 이후, 토리노는 다시 한번 이탈리아의 주도권을 잠시 차지했습니다.

벨 에포크 시대는 토리노 전역에 건축적 화려함을 쏟아부었습니다. 바로크 양식의 교회, 로코코 양식의 궁전, 신고전주의 양식의 외관이 널리 퍼져 나갔는데, 그중에는 호화로운 마다마 궁전과 카스텔로 광장에 있는 왕궁이 있습니다. 사보이 왕궁은 우아한 아케이드와 광장을 건설했고, 수 세기 후 이 건물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사보이 왕가의 거주지를 형성합니다. 파시즘 시대에는 합리주의적 개입이 이루어졌는데, 마르첼로 피아첸티니가 고안한 로마 거리의 웅장한 주랑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이 거리는 포르타 누오바 역의 웅장한 로비에서 내려다보이는 카를로 펠리체 광장과 왕과 시민 권력의 중심지인 카스텔로 광장을 연결합니다.

도시 중심부는 상징적인 광장들이 즐비한 별자리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보행자 오아시스인 산 카를로 광장에는 지역 주민들에게 '카발 에드 브론스'로 알려진 에마누엘 필리베르트의 기마상이 있습니다. 유서 깊은 카페들, 카페 토리노와 카페 산 카를로는 19세기 담론의 산 증인이었습니다. 인근에는 유럽 최대 규모의 바로크 양식 광장인 비토리오 베네토 광장이 있는데, 비아 포를 마주 보고 있는 아케이드 갤러리 아래에서 밤의 활기가 넘칩니다. 비아 포는 강변 산책로와 도심을 가로지릅니다.

도라 리파리아, 스투라 디 란초, 상고네 등 지류망은 도시를 관통하는 포 강의 흐름을 더욱 강화합니다. 이 수로들은 각기 다른 정체성을 지닌 지역들을 형성했습니다. 한때 중세 시대의 중심지였던 콰드릴라테로 로마노는 장인들의 작업장과 아페리티보 바들이 활기를 더하는 미궁 같은 아늑함의 거리로 재탄생했습니다. 바로 옆에는 카이로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이집트 유물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는 이집트 박물관이 있는 비아 가리발디가 있습니다.

남쪽으로 가면 산 살바리오는 철도와 포 강으로 둘러싸인 다문화 지역으로 변모했습니다. 주철 외관과 개조된 로프트에는 이제 저렴한 바들이 들어서며 활기 넘치는 나이트라이프를 즐길 수 있습니다. 산 살바리오 동쪽에는 강둑을 따라 발렌티노 공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공원 중앙에는 사보이 왕조의 사냥터 흔적이 남아 있으며, 토리노 공과대학교 건축학과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공원 안에는 지역 요새들을 충실하게 복원한 보르고 메디오에발레가 있습니다.

주거 지역은 토리노의 계층적 발전을 증명합니다. 한때 사보이 가문의 사냥터였던 크로체타에는 코르소 두카 델리 아브루치와 같은 대로를 따라 다채로운 아르누보 양식의 궁전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도시에서 가장 작은 지역인 시티 토리노에는 카사 델라 비토리아를 비롯한 리버티 양식의 유명한 건물들이 있으며, 우뚝 솟은 토레 인테사 산파올로가 있습니다. 산 도나토는 좁은 골목길에 중세 시대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으며, 그 정점에는 토리노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건물인 키에사 디 노스트라 시뇨라 델 수프라조 에 산타 치타가 있습니다.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인 아우로라(Aurora)는 농촌 마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카시나 아우로라(Cascina Aurora)라는 이름은 현재 적응형 재사용 프로젝트로 활기를 띠는 동네의 이름을 따왔습니다. 옛 방직 공장에는 디자인 학교가 들어서 있고, 노먼 포스터가 설계하고 CNN이 세계 10대 대학 건물로 극찬한 누볼라(Nuvola)와 같은 계획된 타워는 아방가르드적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벼룩시장 메르카티노 델 발론(Mercatino del Balon)으로 유명한 보르고 도라(Borgo Dora)는 산업 유산의 흔적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아르세날레 델라 파체(Arsenale della Pace)와 카발리 병영(Cavalli Barracks)은 구불구불한 골목길 사이에 우뚝 솟아 있습니다.

반킬리아와 페타 디 폴렌타에서는 물과 돌의 조화가 영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19세기 중반에 건립되어 2센트 유로 동전에 새겨진 몰레 안토넬리아나는 높이 167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박물관으로, 국립 영화 박물관도 이곳에 있습니다. 인근에는 세례자 요한 대성당의 성의 예배당에 토리노의 수의가 안치되어 있어 순례자와 학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학문적 역량은 토리노의 정체성을 뒷받침합니다. 15세기에 설립된 토리노 대학교와 12만 2천m² 규모의 광활한 캠퍼스를 자랑하는 폴리테크닉 대학교는 인문학부터 공학까지 3만 명이 넘는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기관들은 체니시아의 옛 철도 수리 공장 부지에 자리 잡은 제너럴 모터스 글로벌 추진 시스템(GMGPS)과 같은 연구 센터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토리노의 산업적 성장은 20세기 초 포드주의 원칙을 통해 서비스업에서 대량 생산으로 전환하며 급성장했습니다. 피아트는 1899년에 설립되었고, 1906년에는 란치아가 뒤를 이었습니다. 토리노는 전쟁의 폭격을 견뎌냈지만, 밀라노와 제노바와 함께 "산업 삼각 지대"를 형성하며 발전했습니다. 1973년 석유 파동 이후 자동차 생산은 감소했지만, 스텔란티스(구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는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토리노 수출 경제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제조업 중심입니다.

알프스 산맥에 인접해 있어 아열대 습윤 기후가 지배적입니다. 겨울은 시원하고 평야에는 안개가 자주 끼며, 눈은 간헐적으로 내리지만 도시 전체를 뒤덮는 경우는 드뭅니다. 여름에는 오후에 뇌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푄(föhn) 바람의 영향으로 알프스 산맥의 동쪽 경사면은 서쪽 경사면보다 건조합니다. 강수량은 봄과 가을에 집중되고, 여름에는 폭우가 내리며 무더운 날씨에 간헐적으로 쏟아집니다.

토리노의 요리 유산은 직물만큼이나 풍부합니다. 피에몬테산 헤이즐넛으로 만든 괴상한 초콜릿인 지안두이오토(Gianduiotto)는 에스프레소, 초콜릿, 우유를 겹겹이 섞은 비체린(bicerin)과 함께 제공됩니다. 2년마다 열리는 치오콜라토(CioccolaTÒ) 축제는 이러한 전통을 기념합니다. 카페 뮬라사노(Caffè Mulassano)는 1925년경 삼각형 모양의 차 샌드위치 대용품인 트라메치노(tramezzino)를 개발했다고 주장합니다. 두껍게 도톰한 크러스트 미니 피자인 피자 알 파델리노(pizza al padellino)와 2012년 출시된 토종 콜라인 몰레콜라(MoleCola)는 토리노의 혁신적인 음료입니다. 인근 브라에서 시작된 슬로푸드 운동과 테라 마드레(Terra Madre) 모임은 이 지역의 풍부한 미식 문화를 강조합니다.

토리노는 세계적인 행사를 개최하는 도시입니다. 1934년과 1990년 FIFA 월드컵을 공동 개최했고, 2006년 동계 올림픽을 개최했으며, 2022년에는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를 개최했습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ATP 파이널 개최지로 선정되어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토리노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예정입니다. 경기장에서는 유벤투스와 토리노가 유럽 축구 역사상 가장 치열한 라이벌전인 데르비 델라 몰레를 펼칩니다.

역사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리노는 미래를 내다보며 알프스 산맥을 굽어보고 있습니다. 토리노의 대로는 담론의 거리로, 광장은 도시 생활의 원형극장으로 남아 있습니다. 로마 성벽에서 현대식 마천루, 궁전에서 공원에 이르기까지, 토리노는 과거와 현재를 하나의 일관된 전체로 엮어냅니다. 단순한 관찰이 아닌 사색을 불러일으키는 이곳은 문화, 산업, 그리고 일상의 리듬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환경을 제공합니다.